두 얼굴의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의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사람에게 꼭 필요한 호르몬 중 하나다. 스테로이드는 체내에서 면역 작용을 방해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특성에 착안한 약물이 스테로이드 제제로 지금껏 개발된 약물 중 가장 강력한 항염 효과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스테로이드 약물은 피부질환을 비롯해 천식, 알레르기, 류머티즘, 퇴행성 관절염, 암환자의 통증 조절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환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질환에 없어서는 안될 약제지만 스테로이드는 또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과다 사용하면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하는 것이다. 특히 스테로이드제는 연고 등(외용제)의 형태로 피부질환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런 연고는 의사 처방 없이도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집에서 무심코 아무 피부질환에나 바르는 경우가 많아 더욱 부작용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대동병원 피부과 김초록 과장은 "흔히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알아도 연고는 국소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피부질환의 종류나 연령, 발생 부위 등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부르고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서랍 속에 있는 아무 연고나 대충 발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금방 좋아지기 때문에 더 위험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 과민반응으로 생긴 질환에 면역을 억제해 염증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인해 바르고 나면 금방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흔히 '명약'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효과가 좋다고 과다 사용하다 보면 면역 기능이 점차 떨어져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 질환이 은폐되고 급기야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흔히 생기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부작용은 피부가 얇아지고 꺼지는 피부 위축 현상과 살이 트는 것이다. 연고 사용을 중단하면 피부 위축은 어느 정도 회복되지만 튼살은 영구적으로 남는다. 또 얼굴처럼 피부가 약한 부위에 강한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실핏줄이 늘어나 술을 마신 듯 붉어지는 모세혈관 확장증이 생긴다. 눈가에 자주 바르면 피부를 통해 약물이 침투해 녹내장이나 백내장이 올 수도 있다.
또 연령과 관계없이 가슴과 등에 심한 여드름이 생기기도 하고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멍이 든다. 이외에도 털이 많아지는 다모증, 색소가 저하되는 백반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이 같은 피부 부작용 외에도 연고가 피부를 통해 전신에 흡수돼 정상적인 몸의 호르몬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 즉 몸이 붓고 얼굴이 동그랗게 변하며 과혈당증, 고혈압이 악화되고 어린이에게는 성장 장애가 올 수 있다.
질환 종류, 부위, 연령 따라 적절히 써야
피부질환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이에 따라 약에 대한 처방을 달리 한다. 특히 세균이나 곰팡이로 인한 감염성 피부질환에는 항생제나 항진균제를 써야 한다. 감염성 피부질환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원래 질환의 모습이 변형돼 나중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가 어렵고 오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알레르기나 습진 같은 피부질환에는 스테로이드를 많이 쓰지만 이 또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피부질환이 어느 부위에 생겼느냐에 따라 스테로이드 연고를 흡수하는 데 차이가 있어 아무렇게나 써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얼굴은 다른 부위에 비해 흡수율이 높고 눈 주위는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비해 흡수율이 36배나 높다. 흡수가 잘 되는 부위는 부작용이 잘 생기므로 강한 농도의 스테로이드제를 이런 곳에 바르는 건 삼가야 한다.
겨드랑이 밑이나 허벅지 안쪽 등도 살이 얇고 연고가 잘 닦이지 않아 강한 농도로 계속 바르면 살이 트는 등 부작용이 생긴다. 아이의 기저귀 발진은 곰팡이가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서는 안 되며 다른 원인이라도 피부가 약해 스테로이드 연고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노령층도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며 얇아서 약의 흡수가 증가하므로 약제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대동병원 김초록 과장은 "보통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피부 연고는 항생제, 항진균제, 스테로이드제가 포함된 종합 피부약이 많은 데다 스테로이드 연고라고 해도 구분하기가 어려워 가정에서 제대로 사용하기가 힘들다"면서 "특히 연고가 초기에 잘 듣는다고 오래 쓰면 더 독이 될 수 있으므로 피부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스테로이드 등 피부 연고는 오래 사용하면 공기 유입으로 부패하면서 성분이 변하므로 굳이 필요하다면 병원을 찾을 때 집에 있는 연고를 갖고 와 사용 가능한지 상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대동병원 피부과 김초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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